이총장 표절 조사 불공정 고려대 교수들 반발

　　고려대 교수의회의 일부 교수 의원들이 이필상 총장 논문의 표절 의혹을 조사한 교수의회 의장단을 불신임해 의장 해임안을 발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의장단 불신임 추진=교수의회의 대의원을 맡은 한 교수는 4일 배종대(법대 교수) 의장 등 의장단 3인이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의도적으로 표절 의혹을 총장 퇴진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조사보고서의 편파성과 소명서의 언론유출 문제 등으로 의장단이 교수들의 신뢰를 잃어 의장단 불신임안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장단에 대한 불신임은 의장에 대한 해임 요구로 이행된다. 4일 현재 교수의회의 교수 의원 13명이 의장 해임안 발의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의회 규정에 따르면 의장에 대한 해임안은 전임교원 3분의 1 이상 또는 교수의회 의원 재적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발의할 수 있으며, 발의된 해임안은 교수의회에서 재적 과반수 출석에 투표자 3분의 2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현재 교수의회 의원은 36명.

　　의장단 불신임안 제출을 준비 중인 교수 의원들은 5일 오후 1차 회의를 가진 뒤 구체적인 안건의 문구를 작성할 예정이다.

　　관련 의원들에 따르면 해임안에는 조사위가 지나치게 편향된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회의 과정에 의장단이 중립적으로 회의를 진행하지 않고 이 총장 논문이 표절이라는 쪽으로 몰아갔고 그동안 제기된 조사결과와 조사보고서의 언론유출 책임이 의장단에 있기 때문에 의장단을 신뢰할 수 없다는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의회의 한 의원은 총장이 번호까지 매겨 다시 수거해 줄 것을 요청한 소명 자료에 대해서도 의장단이 참석한 기자들에게 그냥 가져가라며 의도적으로 유출시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2일 회의에서 보고서를 의결하지 않고 재단에 일임한다는 안건이 17 대 12로 가결됐으나 17명은 조사보고서를 인정할 수 없으니 의결 없이 제출하자는 의견이었으며 12명은 조사위 보고서를 받아들이자는 견해였다고 말했다.

　　조사보고서와 소명서 딴판=배 의장은 3일 전체 교수들에게 조사보고서와 이 총장이 조사위에 낸 소명서를 첨부한 e메일을 보내 이 총장은 음모론을 제기했지만 조사보고서와 증거자료를 보면 진상조사가 음모론에 좌우될 성질의 것이 아님을 쉽게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개의 문건에 나타나는 조사위와 이 총장 측의 주장은 크게 엇갈린다. 조사위는 1988년 이 총장이 단독 저자로 나온 두 논문에 대해 한 문장도 예외 없이 제자의 석사 논문을 표절했다고 주장한 반면 이 총장은 내가 구상했던 주제와 기초 자료를 제자에게 줘 이를 토대로 제자의 논문이 완성됐다고 소명서에 기술했다.

　　한편 이 대학 현승종 재단이사장은 4일 9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 총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며 그 전에도 개별적으로 이사들로부터 의견을 들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사장을 포함해 14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총장의 해임에 대해 심의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재적 인원 과반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 [1][2]